약수사거리 교통사고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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사거리 대로변에 누워 있는 상상을 해요.
저 건너편 교회의 첨탑에 종 대신 걸려있는 생각도
한 두어번 정도 들어요.
선선한 금요일 저녁 오와 열을 맞추며
걷고 있는 많은 사람들은
제가 느끼는 영감적인 감정을 모르고 지나치겠지요.
이런 느낌들은 좋아요.
자극없이 자극적이라
이 삶에 얽매이지 않을 수 있어요.
바쁜 인생 와중에 스쳐가는 주마등은
반성할 수 있게 해요.
말리서 바라보는 것은
너도 나도 특별하지 않은 것을
내 눈으로 각인할 수 있게 해요.
신이 된거 같아요.
아니면 가위에 눌렸거나.
붕뜬 세상이 슬픈 것 같기도
아닌 것 같기도 한데
그렇지 않게 만들어요.
모든 것을 침착하게
느려지는 것들 중에
맥박이 있는 줄도 모르고
나는 그저 신나가요.
사거리 멀리서
나는 사거리가 되어가요.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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